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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페달은 언제부터 쓸까 아이들이 처음 페달을 밟을 때와 세 가지 페달 사용법

피아노 아래를 내려다보면 발밑에 금속 페달이 두 개나 세 개 달려 있어요.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은 이 페달이 늘 궁금해요. 레슨 중에 슬쩍 발을 뻗어서 밟아보다가 소리가 웅웅 울리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요. 그리고 꼭 이렇게 물어봐요. “선생님, 저는 페달 언제 써요?”

페달을 시작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달라요

부모님들도 자주 궁금해하시는 부분인데, 페달은 몇 살이 되면 시작한다거나 어떤 교재를 끝내면 시작한다는 정해진 기준이 있지는 않아요. 저는 두 가지를 보고 판단해요. 아이에게 음악적인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치고 있는 악보에 페달 표시가 나오기 시작했는지예요. 이 두 가지가 맞아떨어지면 아이 한 명 한 명을 보고 페달을 시켜봐요.

많은 분들이 페달은 어려운 곡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시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요. 쉬운 악보에도 페달을 연습하도록 만든 곡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진도가 아주 많이 나가지 않은 아이라도 페달을 먼저 경험해 보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제가 꼭 확인하는 게 하나 있어요. 페달을 밟으려는 곡을 아주 익숙하게 칠 수 있는지예요. 페달을 쓰기 시작하면 손으로 건반을 치면서 동시에 발로 박자에 맞춰 페달을 밟고 떼야 해서, 집중력이 여러 군데로 나뉘거든요. 손이 아직 악보를 따라가기 바쁜 상태에서 페달까지 더하면 손도 발도 둘 다 흔들려요. 그래서 곡 자체를 편하게 칠 수 있을 만큼 잘하는 단계가 되어야 페달을 사용하기 시작해요.

발이 닿지 않는 아이는 보조 발판으로

어린 아이들은 의자에 앉으면 발이 페달까지 닿지 않아요. 억지로 발을 뻗으면 엉덩이가 앞으로 미끄러지고 자세가 무너지죠. 이럴 때는 보조 발판을 써요. 페달 위에 높이를 올려주는 장치를 놓아서, 아이가 바른 자세로 앉은 채로 페달을 밟을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재미있는 건 어린 나이에도 음악적 감각을 타고난 친구들은 페달에 정말 쉽게 적응한다는 거예요. 소리가 어디서 흐려지고 어디서 맑아져야 하는지를 귀로 먼저 알아차리거든요. 그래서 나이가 아주 어리더라도 그런 감각이 보이는 아이라면, 저는 보조 발판을 놓아주고 페달을 경험하게 해줘요. 페달로 소리를 이어 보고 울려 보는 경험이 아이의 음악 감각을 더 키워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페달 사용법을 알고 나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자기가 친 소리가 풍성하게 울려 퍼지는 걸 듣고 나면, 마치 피아니스트가 된 것처럼 뿌듯해하거든요. 그 표정을 보는 게 저에게도 레슨의 큰 즐거움이에요.

세 가지 페달은 각각 무슨 역할을 할까요

그랜드 피아노에는 보통 페달이 세 개 있어요. 그중 아이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쓰는 건 오른쪽 페달이에요.

오른쪽 페달은 흔히 댐퍼 페달 또는 울림 페달이라고 불러요. 피아노 안에는 줄의 떨림을 멈추게 하는 댐퍼라는 장치가 있는데, 오른쪽 페달을 밟으면 이 댐퍼가 줄에서 떨어져요. 그래서 건반에서 손을 떼도 소리가 계속 울리고, 다른 줄들도 함께 공명하면서 소리가 풍성해져요. 악보에는 보통 Ped.라는 글자와 떼는 자리를 알려주는 별표, 또는 아래쪽의 선으로 표시돼요.

처음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건 페달을 바꾸는 타이밍이에요. 화음이 바뀌는데 페달을 계속 밟고 있으면 앞 소리와 뒤 소리가 섞여서 소리가 탁해져요. 그래서 새 화음을 누른 직후에 페달을 살짝 뗐다가 다시 밟는 연습을 해요. 건반보다 발이 반 박자 늦게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왼쪽 페달은 소리를 작고 부드럽게 만드는 약음 페달이에요.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이 페달을 밟으면 건반과 해머 전체가 옆으로 살짝 움직여서, 해머가 줄을 조금 덜 치게 돼요. 그래서 소리가 작아질 뿐 아니라 음색도 한결 부드러워져요. 업라이트 피아노에서는 해머를 줄 가까이 옮겨서 소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해요.

가운데 페달은 피아노 종류에 따라 역할이 달라요.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소스테누토 페달이라고 해서, 페달을 밟는 순간 누르고 있던 음만 골라서 계속 울리게 해줘요. 낮은 음 하나만 길게 울리고 나머지는 맑게 치고 싶을 때 쓰죠. 반면 집에 많이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의 가운데 페달은 대부분 소리를 크게 줄여주는 연습용 페달이에요. 줄과 해머 사이에 천이 내려와서 연습할 때 이웃에 방해가 덜 되게 해줘요.

아이들이 실제로 연습하면서 주로 쓰는 건 오른쪽 페달이고, 왼쪽과 가운데 페달은 실력이 더 쌓였을 때 곡에 따라 조금씩 경험하게 돼요. 집에 있는 피아노의 페달을 아이와 함께 하나씩 밟아보며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어보는 것도 좋은 음악 공부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