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암보 잘하는 법, 무대에서 하얘졌을 때 제가 한 것
무대 위에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와요. 손은 분명 건반 위에 있는데 다음 음이 떠오르지 않고, 객석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몇 초가 지나가요. 저도 시험장에서 그런 순간을 겪어 봤어요. 그때 제가 한 건 급하게 다시 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손을 잠깐 무릎 쪽으로 내리고 심호흡을 했어요. 그리고 속으로 크게 말했어요. 내가 연습했던 걸 … 더 읽기
무대 위에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와요. 손은 분명 건반 위에 있는데 다음 음이 떠오르지 않고, 객석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몇 초가 지나가요. 저도 시험장에서 그런 순간을 겪어 봤어요. 그때 제가 한 건 급하게 다시 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손을 잠깐 무릎 쪽으로 내리고 심호흡을 했어요. 그리고 속으로 크게 말했어요. 내가 연습했던 걸 … 더 읽기
문 열자마자 시작되는 자리 싸움 실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으면 음대 건물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평소에는 수업 끝나고 여유 있게 연습실에 들어가던 친구들도, 시험이 다가오면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 사이 비는 시간까지 전부 연습에 쓰려고 해요. 문제는 연습실 수가 정해져 있다는 거예요. 학생은 많고 피아노 방은 몇 개 안 되니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경쟁이 붙어요. 집이 … 더 읽기
남의 연주는 잘 들리는데 내 연주는 안 들린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할 때 친구들 연주를 듣고 서로 평가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한 사람이 무대에서 치면 나머지는 객석에 앉아 듣고, 끝나면 어떤 점이 좋았는지, 어디를 고치면 좋을지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어요. 신기하게도 남의 연주는 정말 잘 들렸어요. 여기서 왼손이 너무 크다, 이 부분은 템포가 급해진다, 페달이 길어서 화음이 섞인다 같은 … 더 읽기
학교 다닐 때 성악 전공 친구들의 반주를 자주 맡았어요. 혼자 치는 독주는 내 손과 내 박자만 책임지면 되지만, 반주는 다른 사람의 숨소리까지 함께 들어야 하는 일이에요. 피아노를 오래 쳤어도 반주는 또 다른 공부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반주는 손이 아니라 숨으로 맞춘다 성악 반주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에요. 노래하는 사람은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이 곧 프레이즈의 … 더 읽기
발표회와 대회는 같은 무대처럼 보여도 목적이 전혀 달라요. 대회는 심사위원이 정해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자리라 정확한 테크닉, 곡 해석, 실수 여부가 중요해요. 반면 발표회는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 아이가 그동안 배운 걸 들어 주는 자리예요. 객석에 앉은 사람들은 트릴이 몇 번 들어갔는지, 페달이 깔끔했는지를 따지지 않아요. 우리 아이가 이만큼 자랐구나, 이렇게 좋은 곡을 칠 수 있게 … 더 읽기
손에도 머리가 달려 있다는 말 초견은 처음 보는 악보를 보고 바로 치는 걸 말해요. 새 곡만 받으면 한참 헤매는 아이를 보면 초견을 따로 연습시켜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어요. 제 생각은 조금 단순해요. 피아노를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초견은 저절로 늘게 되어 있어요. 손에도 머리가 달려 있어서, 많이 쳐 본 손은 눈이 악보를 읽는 순간 … 더 읽기
악보가 어려운 곡으로 넘어갈수록 아이들 책이 오히려 깨끗해져요. 바이엘이나 초급 교재를 칠 때는 책에 이미 번호가 인쇄돼 있으니 그대로 따라가는데, 체르니 30번을 지나 소나티네나 소품집처럼 악보가 복잡해지면 번호는 처음 몇 음에만 적혀 있고 나머지는 치는 사람이 정해야 해요. 그런데 바로 이 시기에 연필을 안 드는 아이들이 늘어나요. 이유를 들어 보면 대부분 비슷해요. 이제 이 정도는 … 더 읽기
피아노 건반은 끝까지 눌러도 1센티미터 남짓밖에 내려가지 않아요. 그 짧은 거리 안에서 건반이 얼마나 빠르게 내려가느냐에 따라 안쪽 해머가 줄을 때리는 속도가 정해지고, 그 속도가 곧 소리의 크기와 질이 돼요.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팔과 어깨, 몸통의 무게가 그 짧은 거리에 얼마나 잘 실리느냐의 문제예요. 의자 높이와 앉는 위치가 소리에 영향을 주는 건 바로 … 더 읽기
조율은 1년에 몇 번이 적당할까 어쿠스틱 피아노를 갖고 있다면 조율은 최소 1년에 한 번은 해 주는 게 좋아요. 여유가 된다면 1년에 두 번 이상이 더 좋고요. 피아노 안의 줄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나는데, 줄이 늘어나면 음정이 틀어질 수밖에 없어요. 매일 치는 사람은 귀가 익숙해져서 잘 모르다가, 오랜만에 조율을 받고 나서야 그동안 소리가 얼마나 어긋나 있었는지 … 더 읽기
입시가 여름이었다면 겨울바람이 덜 무서웠을까 입시곡 목록에 쇼팽 에튀드 작품 25의 11번이 들어 있었어요. 흔히 겨울바람이라고 부르는 곡이에요. 제목부터 춥다 보니 입시철 찬 공기와 묘하게 겹쳐서, 지금 생각해도 그 곡을 떠올리면 손끝이 먼저 시려 오는 느낌이 들어요. 이 곡은 1836년에 작곡되어 이듬해인 1837년 작품 25의 다른 에튀드들과 함께 출판됐어요. 겨울바람이라는 이름은 쇼팽이 직접 붙인 게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