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영화 아마데우스 보고 나서 한동안 “진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인 거 아냐?”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도 하나의 설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얘기들이 떠돌고 있더라. 오늘은 모차르트 사망을 둘러싼 대표적인 음모론 세 가지를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모차르트는 1791년, 서른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공식적으로 급성 류머티즘열이나 신부전 계열로 추정되는데, 당시 의료 기록이 지금처럼 정확하지 않았던 데다 사망 직전 증상(부종, 발열, 발진)이 여러 질병과 겹쳐서 명확한 결론이 안 났다. 이렇게 애매한 부분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이런저런 상상을 더하기 시작한 거고, 그중 몇 가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살리에리 독살설, 얼마나 신빙성 있을까
클래식 잘 모르는 사람들, 지금까지 완전히 속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바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궁정 작곡가였던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질투한 나머지 독을 먹여 죽였다는 소문인데, 만약 이걸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다면… 미안하지만 완전히 속은 거다. 이 얘기가 이렇게까지 퍼진 건 순전히 영화와 연극 때문이다. 워낙 극적으로 각색되다 보니 사람들 머릿속에 “진짜 역사”처럼 박혀버린 것뿐이다.
물론 그럴싸한 근거처럼 보이는 기록도 있긴 하다. 말년의 살리에리가 정신이 흐려진 상태에서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 치매 등 정신적 문제를 겪던 시기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게 지금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정반대의 기록이 더 많다. 살리에리와 모차르트가 서로의 작품을 존중했고, 실제로 협업까지 했다는 자료가 남아 있다. 결국 이 독살설은 재밌는 이야기일 뿐, 여기에 속아온 사람이 있다면 이제라도 진실을 알아갈 시간이다.
프리메이슨이 그를 제거했다는 소문
두 번째는 프리메이슨 관련설이다. 모차르트는 실제로 프리메이슨 조직의 회원이었고, 그가 남긴 오페라 <마술피리>에는 프리메이슨의 상징과 사상이 곳곳에 녹아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설에 따르면, 모차르트가 비밀 조직의 의식이나 상징을 외부에 지나치게 공개했다는 이유로 조직 내부에서 그를 제거했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꽤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근거를 찾아보면 정황 증거 몇 개를 엮은 추측에 가깝고 직접적인 물증은 거의 없다. 다만 그가 프리메이슨 활동에 실제로 열심이었다는 사실 자체는 여러 편지에서 확인되니까, 이 설이 완전히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귀족 사회의 미움을 산 남자
세 번째는 라이벌 작곡가나 귀족에 의한 독살설이다. 당시 궁정 사회에서 모차르트의 파격적인 행보나 신랄한 성격이 여러 사람의 미움을 샀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귀족 사회의 위선을 풍자한 오페라를 쓰기도 했고, 성격도 직설적이라 적이 꽤 많았다고 한다. 이런 배경 때문에 특정 귀족이나 경쟁자가 그를 독살했다는 식의 설이 여러 버전으로 존재하는데, 사실 이건 누구 하나를 특정하기보다는 “그가 미움받을 만한 사람이었다”는 정황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소문에 소문이 더해진 결과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미스터리가 계속 살아남는 이유
이렇게 놓고 보면 세 가지 설 다 그럴 듯 하지만, 확실한 물증으로 뒷받침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런 게 너무 궁금할 때는 과거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진짜로 그날 모차르트 곁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 싶다. 사람들이 천재의 죽음을 그냥 “질병으로 허무하게 갔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뭔가 극적인 이유를 찾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에 이런 음모론들이 계속 살아남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당시 의학 수준을 생각하면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는 일 자체가 드물지 않았는데, 유독 모차르트한테는 이런 얘기가 계속 따라붙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부분도 있다. 당시 궁정 사회가 워낙 암투가 심했던 곳이었으니, 병사가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었을 가능성 자체를 아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진실이 뭐였든, 이렇게 하나씩 설을 파헤쳐보는 재미는 확실히 있다. 어쩌면 그 미스터리함 자체가 지금까지도 모차르트를 계속 회자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참고: Hektoen International – Mozart and Salieri, History of Yesterday – The Mysterious Death of Mozart